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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 Design

황금 비율 : 디자인계의 가장 큰 신화

Flickr user Sébastien Bertrand


술, 건축, 디자인의 세계에서 황금 비율은 최고의 명성을 누리고 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와 같은 대가들도 자신의 작업에 이 수를 사용했죠. 파르테논 신전, 기자에 있는 피라미드, 미켈란젤로의 그림, 모나리자, 심지어 애플의 로고까지도 황금 비율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근데말이죠, 전부 다 헛소리 입니다. 황금 비율의 미학적 진실은 근거없는 소리이고, 신화이며, 디자인계의 전설일 뿐입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황금 비율을 사용하지 않으며, 만일 사용한다 하더라도 거기에 크게 중요성을 할애하지 않습니다. 또한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할 것도 없습니다. 아름다움 뒤에 감춰진 황금 비율을 믿는 자들은 150년 묵은 사기에 넘어간 셈입니다. 





황금 비율이란 무엇인가?

2,300년 전, 유클리드 초등 기하학Euclid’s Elements에서 처음으로 기술되었는데 정의는 이렇습니다: 만약 선분을 부분으로 나눌 때에, 전체에 대한 부분의 비와 부분에 대한 작은 부분의 비가 같다면, 이 두 부분은 황금 비율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값을 대개 1.6180으로 적고 있죠. 황금 비율의 가장 유명한 응용은 이른바 황금 사각형 입니다. 두 변의 길이비가 황금비(1:1.618) 이루는 사각형으로, 인간이 볼 때 가장 안정적인 사각형이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다른 많은 부분에 황금 비율을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두 부분이 있고 위의 식대로 계산한다면, 그 수는 1.6180이 나올 겁니다. 이 결과는 주로 황금 비율 안에서 했을 때 적용되는 거죠. 다만 한 가지 문제가 빠졌습니다. 위에 식대로 계산할 때, 황금 비율은 절대로 1.6180이 나오지 않습니다. 1.6180339887… 으로 절대 끝나지 않을 겁니다.


"황금 비율은  항상 조금씩 어긋납니다."


"엄밀히 말하면, 황금 비율은 무리수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황금 비율에 맞춘다는건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라고 스탠포드 대학의 수학과 교수인 키스 데블린Keith Devlin은 말합니다. 우리 일상에서 접하는 영상비를 가지고 보자면, 3:2 디스플레이의 아이패드나 16:9 디스플레이의 HDTV 모두 "황금 비율과 가까이"에 있습니다. 하지만 황금 비율은 파이와 같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완벽한 원형을 찾을 수 없는 것과 같으며, 현실 세계의 어떠한 물체든 엄밀하게 황금 비율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항상 조금씩 어긋나죠.





모차르트 효과와 같은 황금 비율

황금 비율, 참 현학적이죠. 1.6180에 가깝지 않다구요? 만약 우리가 파르테논이나 모나리자와 같이 미학적으로 여기는 것들이 황금 비율과 뚜렷하게 관련이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나 개념이 있다면,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러한 근거나 개념은 없습니다. 황금 비율이 미학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여기는 생각에는 근본적으로 다음의 두 사람 때문이라고 데블린 교수는 말합니다. 한 사람의 것은 잘못 인용되었고, 다른 한 사람은 그냥 완전히 망쳐놨습니다. 


첫 번째 사람은 프란체스코회의 수사인 루카 파치올리Luca Pacioli이며, 1509년에 "분할된 비율De Divina Proportione"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것이 훗날 황금 비율로 불리우게 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책에서는 예술, 건축, 디자인에 있는 미학적인 부분에 황금 비율을 바탕으로한 이론을 펼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로마 건축가 "비투르비우스Vitruvius" 시스템의 합리적인 비율을 지지했지요. 그리고 1799년, 마리오 리비오Mario Livio에 따르면 파치올리가 황금 비율에 관한 책을 썼다고 하면서, 황금 비율에 관한 모든 책임이 파치올리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이에 관한 사실은 우선 파치올리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절친한 친구였고, 다 빈치의 작품들이 19세기에 크게 부활합니다. 이 때 다 빈치가 "분할된 비율"을 설명한 것을 가지고선, 정교하고 아름다운 그림 뒤에 숨은 수학적 비밀로서 황금 비율을 사용했다고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믿은 다른 사람이 바로 아돌프 차이징Adolf Zeising 입니다. " 사람이야말로 황금 비율의 명성을 위해 불을 지핀 장본인 입니다.라고 데블린 교수가 웃으며 말합니다. 차이징은 독일 심리학자로, 황금 비율은 보편법칙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자연과 예술 영역 모두에 있는 아름다움과 완전성은전우주적이든 개인적이든, 유기물이든 무기물이든, 청각적이든 시각적이든, 최고의 영적 이상, 모든 구조, 형태와 비율로서 퍼져간다".  




sacred geometry



그는 장황하게 표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서 나온 하나의 문제는 바로 존재하지 않는 패턴을 봤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체의 배꼽부터 발끝까지의 높이를 가지고 사람의 전체 높이를 나누면, 황금 비율을 인체에 적용시킬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임의의 인체 부분이며, 공식에 억지로 끼워맞춘 것이라고 데블린 교수는 말합니다. "인체와 같이 복잡한 무언가를 측정할 , 1.6 근접한 비율의 예를 제시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만들어진 것이든 아니든,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차이징의 이론은 급속도로 대중들에게 퍼져나갔으니까요. 데블린 교수에 따르면 "19세기의 모차르트 효과" 부를 있습니다 (모차르트 효과 -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이 지능 개발에 도움을 준다는 믿음). 그리고 이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았죠. 20세기에는, 유명한 스위스-프랑스 건축가 코르브지에, 살바도르 달리, 렘브란트, 샤르트르 성당, 쇠레 황금 비율과 아름다움 사이의 연결고리는 예술, 건축, 디자인계의 유언비어로 줄곧 이어지게 됩니다.   





실제로는 황금 비율을 선호하지 않는다.

실제로 사람들은 황금 비율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데블린 교수가 스탠포드 대학에서 심리학과와 함께 수년간 진행 중에 있는 실험이 있는데, 그것은 수백명의 학생들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각형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사각형의 모음을 보여주며 마음에 드는 사각형을 뽑으라고 합니다. 황금 비율이 완벽한 미적 균형의 키를 쥐고 있다는 생각에 어떠한 진실이 있다면, 학생들은 분명 황금 비율에 가장 근접한 사각형을 뽑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죠. 학생들은 뽑은 것들은 서로 달랐습니다. 그리고 같은 학생에게 다시 실험을 하자, 이번에는 다른 사각형을 뽑은 것입니다. "이 실험은 인간 인지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굉장히 유용한 방법입니다". 라고 데블린 교수는 말합니다. 이 실험에서 볼 수 있듯이, 황금 비율은 더 이상 미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황금 비율보다 더 중요한 수많은 숫자들과 공식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황금 비율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은 또 있습니다. 버클리에 있는 비지니스 하스 스쿨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소비자들은 1.414에서 1.732의 범위에 있는 사각형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저 범위는 황금 비율을 포함하고 있지만, 분명한건 소비자들이 정확히 선호하는 비율은 아니라는 겁니다.



오늘날 많은 디자이너들은 황금 비율이 쓸모 없다고 생각한다.

게티 센터와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의 건축을 담당한 전설적인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Richard Meier는, 그가 신입으로 처음 일했을 당시에 삼각형을 황금 비율에 맞춰서 작업을 했다고 시인합니다. 하지만 건물을 디자인할 때에는 한번도 황금 비율을 지킨적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건물을 디자인할 때, 거기에는 황금 비율보다 더 중요한 수많은 숫자들과 공식들이 있습니다".


Biothing의 디자이너 앨리사 안드라섹Alisa Andrasek도 이에 동의하며, "제 작업에서 황금 비율을 사용한 적은 없습니다. 부가하는 의미로 황금 비율을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디자인 전체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어요. 그러면 그건 너무 단조로울거에요". 라고 말합니다.



 


이탈리아 디자인 혁신 회사인 Accurat의 죠지아 루피Giorgia Lupi는 황금 비율의 중요성은 단지 삼등분의 규칙Rule of thirds과 같이 다른 구성적 규칙들 정도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디자이너들이 황금 비율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프로젝트에 황금 비율을 쓰지 않습니다".


퓨즈프로젝트의 산업 디자이너 이브 베하르Yves Behar는 황금 비율에 대해 그나마 나긋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끔 작업하는 제품과 그래픽의 비율들을 관찰할 때 황금 비율을 보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에 독단적으로 치중한다기보단,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가깝습니다". 이브는 황금 비율을 염두해두고 작업을 시작하지 않습니다. "황금 비율은 도구로서는 중요하지만, 규칙으로서는 절대 아닙니다."


수학자인 동시에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사람들 조차도 디자인에서 황금 비율을 사용하는 것에 회의적이었습니다. 아칸사스 대학 수학과에서 보조교수로 있는 에드문트 해리스Edmund Harriss는 다양한 공식들을 사용해 새로운 예술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해리스는 황금 비율이 단지 디자이너들에게 좀 더 사용되어지고 있는 수많은 도구들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황금 비율은 수많은 것에 존재하는 단순한 숫자일 뿐입니다. 그 때문에 다양한 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고해서 황금 비율이 미적 아름다움의 보편 공식이라는건 절대 아닙니다".




The Sacrament of the Last Supper, 1955, Salvador Dali



왜 이런 신화가 지속되는 것일까

만약 황금 비율이 이렇게 부실하다면, 왜 이런 신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데블린 교수는 답은 간단합니다. "우리 인간은 패턴들을 보고, 의미를 쫓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화 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움과 같은 정해지지 않은 무작위성에 우리는 편안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한적인 수학을 가지고 그것을 뒷받침하려고 하죠.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학을 잘 모르며, 황금 비율과 같은 단순한 공식을 복잡한 시스템에 적용하기까지 합니다. 결국 우리 스스로 오류를 확인할 수 없는 겁니다. "사람들은 자연세계와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 속에서 황금 비율을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사실을 입증하질 못합니다." 라고 데블린 교수는 말합니다. "사람들은 우주의 패턴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자신의 자연적 욕망의 희생자입니다. 수학적 기술을 빼면 환상에 불과한 것을 보고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원문: The golden ratio : Design's biggest my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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